외계 침공을 아는 남자

외계인이 몰래 지구에 침투해있다, 고 치자.

우리의 주인공은 어떤 경위로 그 사실을 알게 되어 주변의 사람들에게 경고를 한다.

“곧 외계인들이 지구를 침략할 거야!”

미친 소리에 대한 주변의 무시는 당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한 마음을 가진 주인공의 의지는 꺾이지 않는다.  진실을 알리고 싶어 여기 저기 말하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되기만 하고…

그게 이 책 <넥스트 디케이드>를 읽고 난 후의 감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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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의 저자 조지 프리드먼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적어도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그가 예상하는 것이 꽤 맞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지 프리드먼은 내가 굳이 이런 말을 붙이지 않아도 될정도의 권위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는 연간 적중률 80%의 전략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고, Shadow CIA라 불리우며 전세계의 정부와 기관, 기업에 정세분석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Stratfor의 설립자이자 CEO이다. 물론 그 외에도 현대의 노스트라다무스니 어쩌니 하는 싸구려 언론에서 만든 전설같은 수식어도 잔뜩 붙어있기도 하다.

(아래부터는 감상과 책 내용이 뒤섞여 있습니다)

그런 조지 프리드먼이 전작 <100년 후>에 이어 <10년 후>에 대한 책을 내었다. (정확하게는 2011년에 발매된 책이다) 이 책은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미 세계의 중심이 되어 버린 미국 ‘제국’에 대한 이야기다. 미국은 이미 사실상 유일한 제국이 되었지만, 그 근본은 제국에 반대하여 탄생한 나라이고,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공화국의 미덕을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는 나라이다. 이렇게 태생부터 제국이 되지 않으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전세계 GDP의 25%를 차지하고 있고 경제 규모 2위 그룹인 중국과 일본보다 각각 3.3배 정도 더 거대한 규모를 가지고 있다. 세계 대부분의 산업화된 국가들은 자국 GDP의 5~10% 이상을 미국에 의지하고 있고, 사실상 20세기의 절대 자원이었던 ‘석유’가 유통되는 해상로의 지배자이다. 저자의 표현대로 1898년 미국과 스페인의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미국은 그들이 원하든 원치않든 제국으로의 길에 올라서버렸다.

지난 10년은 제국으로서의 미국이 어찌해야할지 모르고 닥친 사건들을 수습하며 보냈다. 다음 10년 동안 세계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닥치진 않는다. 하지만 그 다음 10년에 닥칠 거대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말로 거대한 변화들은 이번 10년이 지난 다음 10년에 다가올 것이기에 지금부터 대비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다음 10년의 다음 10년에 벌어질 일 중 나의 삶과 가장 관련이 큰 것은 (그리고 우리들의 삶과도 관련이 큰 것은) 중국의 몰락과 일본의 부상이다. 대다수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중국은 고꾸라질 것이고, 일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과 맞설 수 있는 강국이 될 것이다. 물론 일본은 중동에서의 자원 수입을 위하여 미국의 해상력의 도움이 절실할 뿐 아니라, 미국 시장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당장 미국의 협력이 없다면 일본은 공황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자국 내에서 발생하는 너무나 많은 문제(자유롭지 않은 자본시장, 통제된 경제 체제이면서도 효과적인 중앙계획기관이 없는 점, 보수적인 가치관과 다시금 불타오르는 민족주의, 그리고 가장 거대한 문제인 고령화)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더욱 성장한 경제를 기반으로 1930년대처럼 전쟁에 눈을 돌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일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일본을 계속 돕는 한편, 일본을 견제하기 위하여 중국과 연계하여야 한다. 다음 10년의 다음 10년 동안 미국과 맞서 전쟁을 벌일 위험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이다. 미국이 일본과 전쟁을 치르게 될 경우 한국, 호주, 싱가포르는 매우 중요한 동맹국이 될 것이며, 이는 미리 준비할수록 좋다. 한국 해군의 증강, 호주에서의 기지 설립, 그리고 싱가포르 군대의 현대화 등이 필요하다.

미국과 일본의 제 2차 태평양 전쟁이 현실성이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20세기의 아시아는 언제나 전쟁이 있던 곳이었다 19세기 부터 시작되었던 일본의 전쟁은 1945년이 되어 끝났으며, 그 이후에도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전쟁, 중국의 각종 국지전 등 언제나 들끓던 곳이었다. 미국은 지난 50년 가운데 16년을 한국을 비롯하여 베트남 등의 아시아 지역에서 전쟁을 치르는 데 보냈다. 그렇게 본다면 1980년 이후 최근 30년 동안의 평화로운 상태가 아주 예외적인 것이다. 아시아는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무리가 없는 지역이고, 사실상 해전의 양상이 되어버린 현대전에서 미국의 해군력을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는 일본 밖에 없다.

내가 살고 있는 일본땅과 당신이 살고 있는 한국 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걸프전에서 보여진 정교화된 핀포인트 폭격을 하는 미사일 영상을 보며 설사 전쟁이 일어나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안심할 수도 있겠지만, 60만명의 살해된 이라크 민간인들의 생명이 그것이 거짓된 환상임을 말하고 있다. 현대전은 일반적으로 대규모의 민간인 살상을 동반한다. 태평양전쟁 당시 도쿄에서는 미군의 폭격으로 히로시마 원폭으로 사망한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의 숫자가 사망하였다. 미군은 대부분 목조건물인 도쿄의 특성에 맞게 폭발하며 주변을 불태우는 소이탄을 주로 사용하여 도쿄를 폭격하였다.

이러한 아시아의 이야기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조지 프리드먼이 보여준 놀라운 통찰력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고, 그 견해에 동의하기에 나는 그의 분석을 신뢰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 일본 내의 분위기에서도 그가 예측한 것들을 직접 느끼고 있기도 하다.

자민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아베같은 구시대의 한심한 인물이 총재로 다시 선출되고, 히틀러와 이명박의 짬뽕같은 하시모토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 일본의 정치적 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가.

20년 동안 성장을 희생하면서도 지켜왔던 가치인 ‘평생 직장’의 개념을 드디어 버려버리고, 미국식 경영을 도입하려고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뒤쳐지고 있는 일본의 기업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30년 전부터 예상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대비하지 못하고 무방비로 맞닥트린 세계 최고의 고령화 사회와, 유명무실한 한심한 수준의 연금 시스템은 어떻게 될 것인가. 심지어 인구마저 줄어들고, 이민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국민성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나와 당신과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난다고 말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알라딘 책 링크: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5700248

일본 아마존 책 링크: http://goo.gl/zkAj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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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외계 침공을 아는 남자

  1. 음..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말씀드렸던 사람도 이 양반이였네요. 조지 프리드먼.. 미국이 족히 500년은 건재할 것이라 장담했던.. 이름은 모르겠는데 얼굴보니 알겠네요..ㅋㅋ

    말로 들을땐 몰랐는데, 글을 읽다 갑자기 든 생각이… 이 책도 헐리우드발 제국 선전 영상 처럼 사전 포석이 아닐까 하는.. ㅡ0ㅡ;;

    전쟁 곧 날꺼야.. 난다.. 날꺼라니깐…. 거봐 났잖아.. 내가 난다고 했잖아.. 가 되버리면,
    누가! 왜! 무엇을 위하여! 전쟁을 일으켰는지가 중요한게 아닌. 날 수 밖에 없으니 났다고 모두가 인식하는 수준까지 일반화가 되고, 적당한 타이밍이 무르익으면… 뻥! 하고 터트리는거죠.. 그닥 큰 저항없이… ;;;

    그렇다 한들 개인이 할 수 있는건, 전쟁은 나지 않을꺼야 라고 믿던가, 아님 나 하나 그렇게 믿는다고 바뀔껀 없으니 빨리 가족을 피신 시키거나 인데… 후자가 더 현명하겠네요.

    조지 프리드먼은 우리편일까요? 그네들 편일까요?
    이 질문 자체도 그리 의미는 없게 되는 건가요?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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