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찍은 책들 part 2 – 2014년 11-12월

지난 번 글(서점에서 찍은 책들 part 1)에 이은 서점 투어 관련 글. 사진이 많으니 바로 본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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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over Japan 1월호. ‘감정사가 고른 일상용품’

주전자 자체가 너무 멋있으니 잡지 표지가 절로 디자인이 되었다. 표지 보고 반한 잡지.
안에 소개된 일용품들도 너무 멋있는 게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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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 Easy’ 1월호. ‘가죽을 키운다’ 라는 특집 기사에서 가죽으로 뭔가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얼마전 ‘언어의 정원’을 보고 ‘구두를 직접 만드는’ 세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침 서점에 가니 직접 구두 만드는 장인들에 대한 특집 기사를 다룬 잡지가 있어서 한 컷. 이런 장인 문화도 부럽지만 이런 걸 표지로 내세워서 장사해도 팔리는 잡지가 있는 것도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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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s Press 1월호 ‘손목 시계의 지금과 미래’ 왼쪽은 뭔가 비싸보이는 명품 시계, 오른쪽은 애플와치다!

애플 와치가 표지에 똬앟! 일본이 갈라파고스인 것 같아도 이런 거 보면 갈라파고스가 되기 어려워보인다. 이런 쪽에서의 세계화는 민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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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아이디어’ 1월호. 편집 디자인의 끝판 왕!!!

그래도 한 때 디자인 회사에서 월급 받고 살았다는 인연으로 조금 살짝 엿본 편집 디자인의 세계. 일본의 편집 디자인의 수준은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끝판 왕격의 잡지. 안을 펼치면 정말로 황홀해진다. ‘아, 이것이 디자인이로다’ 싶은…
매월 이 정도 퀄러티로 잡지를 낸다는 게 보통일이 아닐 것 같은데, 어째 매달 잘도 낸다. 디자인 계통 분들은 꼭 한 번 보시길. 다만, 가격이 끝판 왕답게 월간지임에도 불구하고  3천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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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 구이는 약한불에서 만드세요’ 라는 제목의 요리 책. ‘언제나 먹던 가정요리가 갑자기 맛있어지는 33개의 레피시’ 라는 부제가 완전 혹한 책이다.

요리책도 꼼꼼하게 보는 편인데, 요 책이 눈에 확 들어왔다.
‘매일 먹던 요리가 갑자기 맛있어지는 33개 레시피’라니!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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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발매된 따끈따끈한 일러스트집. pixiv에서 활동하던 양반의 그림을 모아서 냈다.

이 양반의 그림을 더 많이 보려면 작가의 개인 블로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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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 키티가 말하는 ‘니체’ – 충격과 경악의 콜라보레이숀

신주쿠 기노쿠니야 서점 입구에 똬앟! 있던 공포의 책. 이쯤 되면 완전 충공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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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티가 말하는 니체의 속 내용

2-3년 전에 일본 서점가에는 ‘니체’관련 서적이 날개돋힌듯 팔렸다. 한국에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팔릴 때 일본에서는 ‘니체의 금언’과 같은 책들이 팔려 나갔다.
서점에서 책 내용을 찍는 일은 자주 없는데, 이 책은 충격적이어서 찍었다.

‘룰을 따르기만 하는 인생으로 좋은거야?’ (오른쪽 페이지) 와 같이 니체의 생각을 헬로우 키티가 이야기 해준다. 일본에서는 ‘Gap’이 있는 사람이 매력적이다, 라고 이야기하곤 하는데 키티가 니체 말하는 gap도 장난 아니다. 이 책이 잘 팔리면 헤겔이나 칸트도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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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재즈 보컬 ‘토키 아사코(土岐麻子)’가 11월 새 앨범을 발매했다.

스탠더드 재즈를 보컬로 다시 부르는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이번 앨범은 사지 않았지만, 내 인스타그램 타임라인의 지분을 30%쯤 차지하고 있는 사랑스러운 재즈 보컬 ‘토키 아사코’의 신보 발매에 맞춘 Jazz Life의 표지. 일본은 Jazz 관련 잡지만도 워낙 많아서 이렇게 한 잡지에 나온 것 가지고 호들갑 떨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뻤다.
토키 아사코는 말 그대로 전설적인 Jazz-Rock band ‘Cymbals’의 보컬이기도 했다. 2001년인가 해체한 ‘Cymbals’의 음악 또한 완전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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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프 오브 치킨’과 ‘3월의 라이온’ 콜라보가 표지인 잡지 Cut

범프 오브 치킨의 큰 팬도 아니고 3월의 라이온도 본 적이 없지만, 저 둘의 분위기가 너무 잘어울려서 한 컷 찍었다. 이런 표지를 만들 수 있는 센스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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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목하고 있는 신인 ‘이시자키 휴-이’가 표지로 나온 ‘음악과 사람’ 1월호

벌써 얼굴부터 ‘난 세상살이는 잘 못하지만 음악은 졸라 잘해’ 라는 포스를 풍기는 이시자키 휴-이(石崎ひゅーい)가 표지다. 이시자키 휴-이는 이 곡을 꼭 들어봐야 한다.

「花瓶の花」(화병의 꽃) http://youtu.be/VqUrg_C1300?t=24m34s

Google Japan에서 매주 금요일 밤에 진행하는 음악 프로그램 Music Friday에 나와서 부르는 장면인데, 참 좋아 하는 영상이다. (이 곡을 들으면 당신도 팬이 됨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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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키 챈 형님에 대한 무크지!! ‘우리들의 재키 챈’ 잡지 이름부터 감동 ㅠ_ㅠ

재키 형님의 영화를 주루룩 소개하고 여러 이야기를 담은 책.
지캐 형님의 영화는 다 좋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건 ‘Miracle’
사춘기 시절 좋아했던 글로리아 입이 나오는 것도 있지만, 형님께서 직접 감독을 맡아서 형님께서 하고 싶어하는 말씀을 담은 테마가 좋다. 게다가 (스턴트를 제외하고) 싸움질하는 장면은 형님 영화 중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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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알렉스’ 사상 처음의 ‘6관’이라는 띠지가 인상적!

랭킹 좋아하는 일본에서는 책에 관련된 랭킹이 몇 타스 되는데, 그 중 주요 랭킹에서 1위를 휩쓴 ‘피에르 르메트르’의 책 ‘알렉스’. 일본에서는 올해 9월, 한국에서는 올해 8월(링크는 알라딘)에 출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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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오컬트 잡지 ‘무’ 12월호

오컬트 잡지로도 빠질 수 없는 일본에서도 가장 유명한 잡지. 오컬트 잡지계의 소년 점프랄까… 표지의 헤드라인만 몇 개 읽어보자면
‘오색인(五色人)과 지저(地底) 에일리언의 비밀’ (12월호의 가장 핵심 기사인듯)
‘세계의 초상현상(超常現象) 2014’
‘첫 공개, 인도네시아 피라미드’
‘초소인(超小人) 노움’
과 같다…… 이 책 한 권이면 중국에 피라미드가 있고 그거 사실 고구려거였다 같은 이야기 한 타스는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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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사기 논문 만능세포 ‘STAP세포에 얽힌 나쁜놈들’ 이라는 (음모론) 책

STAP 세포 관련 소동은 사실 돈과 권력이 얽힌 복잡한 음모라는 걸 주장하는 책. 일본은 출판의 자유가 확실히 보장되는 나라다. 게다가 나름 쏠쏠히 팔리는듯;;; 막 10만부 20만부씩 팔리는 책들도 있다;;; 이런 책들도 팔리는 거 보면 가끔씩 나오는 ‘혐한’ 관련 서적은 참 드문드문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기도 하다.

아래서부터는 비즈니스 관련 서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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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발표하는 영향력 있는 경영학 구루에 동양인 중 유일하게 선정된 적이 있는 오오마에 켄이치의 ‘Kenichi Ohmae Business Journal’ 창간호.

이 아저씨는 정치적 성향이 정확한 분석을 망치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지만, 어쨌거나 일본에서 비즈니스 하려면 참고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드는 책이다. 표지는 일본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를 닮았다. 아마도 노린 것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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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해’ 마케팅 교과서. 닛케이의 무크지.

빅 데이터같은 건 말할 것도 없고 omni-channel marketing과 같은 최신 트렌드도 도해로 된 설명과 실제 기업에서의 진행 사례를 들어서 소개하고 있다. 대략 30여개 정도 된다. 웬만하면 회사에 한 권씩 비치해둘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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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12월호 ‘투자가는 적군인가 아군인가’ 커버스토리 제목 보는 순간 빵 터졌다.

전 세계 어디나 투자가-창업가의 관계는 알쏭달쏭한 케바케 투성인 것 같다. 일본도 최근 창업(일본에서는 벤처 기업등의 창업에 대해서 ‘創業’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起業’라고 한다.) 열풍이 굉장히 커서 (2013년 그 해의 경영관련 베스트 키워드로 선정되기도) 창업 뿐 아니라 투자에 대해서도 다양한 실험과 논의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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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에 얽힌 카라쿠리(톱니 등으로 움직이는 기계 장치를 일컫는 말)’

카라쿠리란 단어의 번역이 어려워서 그냥 썼는데, 의역하자면 ‘가격 설정하는 (구조적) 방법’ 쯤 될 것 같다. 첫 제품을 낼 때, 경쟁자들이 마구 가격인하를 할 때 등등 다양한 상황에서의 가격 설정 방법과 사례들을 들고 있는 책이다. 대략 후루룩 보았지만 서비스/제품 만드는 사람들은 한 번쯤 볼만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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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 마피아 피터 틸의 강연 모읍집 Zero to One.

일본-미국 동시 발매가 빠악- 적혀 있는 띠지가 돋보인다. 일본도 확실히 변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것이, 예전에는 이렇게 영어를 표지에 크게 쓴 책을 출판하는 건 상상하기도 힘들었다는 점. 최근의 비즈니스 서적들은 문고판이 아닌 경우에는 대부분 가로 쓰기인 것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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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아커 아저씨가 2013년에 새 책을 내셨다. 그동안 하신 말씀 잘 모으고 다듬어서.

근데 아커 아저씨 얼굴을 저렇게 크게 내면 다들 아나? 라고 생각했던 표지.
‘브랜드론의 결정판. 이론과 실천의 모든것이 한 권에’ 라는 띠지의 문구대로, 잘 모으고 정리했다. 급할 때는 아커 책 여러 권 뒤지기 보다 이 한 권 꽂아두고 인덱스 찾아보는 용도로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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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 형님의 2010년대 책들을 모아놓은 코너

도쿄를 지나가는 개도 알 것 같은 피터 드러커 아저씨 다음으로 유명한 필립 코틀러 형님의 2010년대 책들을 모아놓은 코너. 마케팅 3.0의 일본판을 처음 봤는데 표지가 너무 후덜덜했다;; 왼쪽 상단에 ‘3.0’ 이라고 써있는 책이 마케팅 3.0의 일본판. 참고로 한국판은 이런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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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니 한국판 표지도 조금 아스트랄하긴 하다;;;

언젠가 part3도 쓸 것 같은 서점 투어 포스팅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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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발사에 성공하기 위한 경영 이론

대기권 밖 지구 궤도로 로켓을 쏘아 인공위성을 올려 놓기 위해서는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을 알아야합니다. 운 좋게 그런 거 몰라도 ‘잘’ 쏘면 또 어떻게 성공할 수는 있겠지만, 중력 이론을 모르고 이런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어려운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물리학 – 물리 이론이 로켓 발사의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처럼, 경영학도 기업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꿔 말하자면, 기업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단 이걸 성공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 목적 달성에 필요한 이론을 알아야지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저궤도 위성에 대한 계산을 위한 중력 이론을 아인슈타인 버전이 아니고 뉴턴 버전으로 알아서 적용한다고 해도 얼추 맞아 떨어지는 것처럼, 기업의 성공에서도 조금 덜 정교한 이론 –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손자병법 수준의 이론이라도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물리학을 모르면서 인공위성 쏘아올리겠다는 것이 무모한 이야기로 들리는 것처럼, 경영학을 모르면서 기업의 성공을 이야기하는 것도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기업의 성공을 위해서 경영학이 필수불가결한 전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경영학은 제대로 된 이론이 없기 때문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손자가 말한 36가지의 병법이나 맥킨지 컨설팅 리포트나 오십보 백보 아니야?’ 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볼 수도 있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그들의 탓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뉴턴의 프린키피아가 나온지 427년이나 되었는데도 저처럼 잘 모르는 사람도 있는데, 나온지 이제 15년 남짓 된 크리스텐슨의 파괴적 혁신 이론을 모르는 게 보통의 사람들 탓은 아니잖아요.

경영학은 학문의 틀을 제대로 갖춘지 얼마 되지 않아서, 물리학으로 비유하자면 이제 막 뉴튼의 시대를 지나고 있는 완전 초짜 학문입니다. 수많은 주옥같은 이론이 보통의 세계를 바꾸는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 한다면, 경영 이론이 우리의 일상을 바꾸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긴 합니다. 하지만 경영학은 방대한 데이터 측적/기록 기술의 발달과 ‘기업의 성공’이라는 강력한 수요의 영향으로 지금 이시간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학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특히 최신 경영 이론들을 보면 하나 하나가 강력하고 파괴력이 있어서, 경영학이란 것이 이전처럼 쉽게 싸잡아 무시할만한 것들이 아니란 것도 금세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초속 8km로 지구 중력을 벗어나 4년 동안 우주를 날아서 어느 소혹성 궤도에 올라탄 뒤 그 소혹성에 구멍 뚫어 탐사선을 보내 탐사 및 자원 채취를 한 뒤, 탐사선을 회수하여 다시 2년 동안 우주를 날아서 지구로 돌아오는 프로젝트'(어제 막 발사된 일본의 ‘하야부사2’의 이야기입니다) 보다야, 모바일 게임 만들어서 성공시키는 게 어렵지 않은 일이니까,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 같은 거 없어도 성공할 확률이 높은 편이긴 하지요. 그래서 다들 경영학 이론같은 것에 크게 의지하지 않고도 잘 하다 보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는 면도 있고, 또 그렇게 생각하는 게 효율의 측면에서는 그리 나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점이 경영학이 무시당하는 또다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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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무시무시한 일정으로 어제 막 지구를 떠난 ‘하야부사2’ 무려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맞춰 지구로 귀환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등장하고 있는 최신 경영 이론들을 이해한다면 기업의 성공에는 크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로켓 발사보다야 쉽지만, 그래도 기업의 성공을 거두는 건 여전히 수십분의 1의 확률에 당첨되어야 하는 어려운 일임엔 틀림없으니까요.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스타트업이라면, 혹은 신규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본부/팀이라면, 최소한 경영학의 프린키피아(라고 볼 수 있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The innovator’s Solution'(갑자기 한국판 제목이 생각이 안나서;;;)과 에릭 리스의 ‘Lean Startup’ 정도는 제대로 이해하고, 이런 이론들을 회사와 프로젝트에 적용하는 게, 로켓 발사 성공 확률을 높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경영학도 은근 쓸만해요. 제대로 된 이론을 적용한다면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