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일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중

요즘 악몽을 자주 꾼다. 깨어 나서도 ‘꿈을 꾸었다’ 라고 인지하는 경우는 대부분 악몽이다. 개꿈스러운 악몽이 있는 반면, 제대로 악몽같은 악몽도 있다. 뭔가 이렇게 글로 정리하는 걸로 살풀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부랴부랴 간단히 메모.

1.
많은 것을 겪어봐야 조금 더 잘 알겠지만, 새로운 회사는 아직 적응하지 못했다. 그래도 나름 열심히 적응하려 하는 중이다. 길게 보고 느긋하게 적응하고 싶다는 마음과, 더 많은 일에 관여하고 싶다는 마음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일희일비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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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건물 근처에는 일본에서 보기 드문 교회가 있다. 이 그림이 무척 흥미로운데, 어느 날씨가 좋은 날 이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서울은 도시를 바라보면 소련식 아파트와 십자가밖에 보이지 않아 질릴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가끔 점심 시간을 이용한 간이 콘서트같은 행사를 하는 이런 교회가 낯설고 신기하고 반갑다.

2.
배우 오이즈미 요우와 레벨파이브의 히노상이 함께 나오는 방송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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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두 사람이 함께 나온다하여 알람까지 맞춰놓고 보았는데, 참으로 보기 좋았다.

오이즈미 요우는 레벨파이브의 추리게임 ‘레이튼 교수’ 시리즈의 ‘레이튼 교수’ 목소리를 담당하고 있다. ‘영국 신사’라고 들어서 열심히 연습해서 갔는데 정말 독할정도로 NG를 내서 당황했다는 일화를 이야기하기도.

“보통 감독들은 이쯤되면 ‘아… 이번 캐스팅은 실패다’ 하고 대충 OK를 내는데, 히노상은 계속 NG 내더라구요;;;”
라는 오이즈미상의 이야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 뭔가 치열하게 일하고 싶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 눈치보고, 예의 찾고, 이러고 저러고, 그런 세상의 잡스러운 것들 다 떨치고, 온 몸을 내던져 맹렬히 달리고 싶다.

3.
최근 재밌게 보는 만화가 있다. ‘베지후루’라는 제목의 만화인데, 영어를 일본어식으로 쓴 건데, ‘베지플’이라 읽히고,  영어 ‘베지터블’에 일본어의 동사형 ‘후루’를 섞어서 만든 느낌 좋은 조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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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토마토가 오이, 양파, 가지 등과 사이좋은 친구가 된다는 내용으로 여성향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풋풋함에 흐뭇해하며 읽고 있다. 재밌다! 그림도 훌륭하다! 링크는 아래(일본어).
http://www.comico.jp/detail.nhn?titleNo=7992&articleNo=1

4.
마지막으로 최근 맛본 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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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바나나 보틀드, 라는 이름으로 ‘파인애플 바나나 코코넛 밀크 스무디’다.
신기하면서 무난한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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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에 보고 듣고 생각한 것들

여러 단편적 생각들의 기록

1. 먹고사니즘 단상:
컨텐츠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이 되어서도 게임업계에 대한 관심은 그리 많이 줄지 않는데 (그래도 이제는 업계 주요 기업들의 결산 발표나 시장 규모 전망 관련 자료들을 보지는 않는다) 이 동네를 보다보니 뭘하든 ‘버즈피드’가 나오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꼭 컨텐츠 비즈니스 업계에서의 버즈피드는 게임업계의 라이엇 게임즈를 보는 것 같다. (Riot Games는 한국에서 무척 인기가 있는 League of Legend를 만든 기업)
게임업계의 주류라 보기는 어렵지만 괴물같은 결과물들을 내놓으며 독보적인 자리를 만들어가는 회사라는 측면에서 왠지 비슷한 느낌이 드는데. (최근 오바마 인터뷰를 한 걸 보면 버즈피드도 이제는 엄연한 주류라고 해야하나) 라이엇 게임즈가 심리학자나 경제학자들을 영입하여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또한, 데이터 공학자를 영입하여 다양한 시도를 하는 버즈피드와 겹치는 것도 같고. 이제는 시대의 저편으로 넘어가는 ‘기존 세력’이 되어 버린 나같은 인간의 이상향과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도 비슷하고. 아마도 우리 기존 세력들(ㅋ)은 블리자드와 워싱턴포스트를 그동네의 대표선수들로 보지 않을까 싶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블리자드보다 라이엇 게임즈, 와포보다 버즈피드겠다 싶다 (꼰대의 선입견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느낌은 양념;;)

2. 리더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또 다른 경영학 사례의 추가:
이번 마이크로소프트의 발표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너무나 많은 것이 변하여 한 마디로 정리하는 게 실례인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든다. 홀로렌즈를 빼고라도, 너무 멋있어서 뭐라 더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런 변화가 조직의 긍정적 변화를 통해 나왔음이 보이는데, 발머가 빠지고 나델라가 CEO가 된 것 말고는 크게 변한 것이 없다는 점에서,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알 수 있는 사례로 보인다. 리더가  정말 중요하다고 새삼 크게 느낀다.

3. 뻘 단상:
기본적으로 회의록은 회의를 소집한 사람이 작성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늙어 죽기 전까지는 내가 소집하는 회의의 회의록은 내가 작성하리라.

4. 외쿡어 단상:
엄청난 일본어 문장을 보았다ㅋ
“ということは知っておいて損はないといういうことで、ご了承いただければ幸いです。”라는 표현으로 전문을 싣자면 이렇다.

“今回のエントリーは、武蔵小杉がなぜ「住みたいまちランキング」の上位に入っているのかという疑問から始まったわけですが、そこらから分かることとして、一言に人気ランキングと言ってもその中身や実態は必ずしも同じものではない、ということは知っておいて損はないといういうことで、ご了承いただければ幸いです。”
(이 긴 것이 무려 한 문장임. 출처는 여기 http://blog.goo.ne.jp/ozoz0930/e/2bfabb69803d23ca81e2fb02c37a135f)

(직역하자면) ‘이번 글의 주제는 ‘무사시코스기’가 왜 ‘살고 싶은 마을 랭킹’의 상위에 들어가있는가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만, 거기에서부터 알 수 있는 것으로, 뭉뚱그려 인기 랭킹이라고 말해도 내용이나 실태는 반드시 같다고 할 수만은 없다, 라고 하는 것은 알아두어도 손해는 아니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으로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걸 한국어로 짧게 쓰자면 이런 내용이다.
“인기 랭킹이라고 뭉뚱그려 이야기하지만, 그 내용이나 실태는 반드시 같지만은 않습니다”
(본문은 ‘같지만은 않습니다’ 라는 8글자를 ‘같다고 할 수만은 없다, 라고 하는 것은 알아두어도 손해는 아니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으로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라고 51자(띄어쓰기와 문장부호 제외)로 늘렸다! (글자수 기준 약 637% 증가)
오오 일본어의 세계는 신묘하도다.

5. 생존에 대한 단상:
골든위크 하코네에는 하루에 최대 100번 이상 지진이 나서, 관광객 입장을 금지했다고. 마그마 활동이 활발하기도 하고, 으음… 심각한 상황인듯. (5월 6일 추가: 하코네는 당장 1초 뒤 분화해도 놀랍지 않은 상황으로 발전함)

+ 사진 한 장:
5월 3일, 바다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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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직후 놀러갔던 에노시마에, 이번에는 윤아와 함께 셋이서 다녀왔다. 2시간쯤 갔다가 1시간 놀고 다시 2시간쯤 걸려 돌아왔다. 윤아가 바다를 무서워하여 잘 놀지 못했다 생각했는데, 돌아온 후부터 어린이 날 선물을 받아 정신을 빼앗기기 직전까지 거의 이틀동안 ‘바다에 가자’며 졸라대는 것을 보고, 잘 다녀왔구나 싶었다.
게다가 골든위크 연휴 내내 퍼져있어도 ‘연휴 초장에 바다에 다녀오니 남은 연휴 내내 아무것도 안하고 잉여롭게 보내도 마음이 그리 무겁지 않도다’ 라는 게으름의 면죄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기도 하다.